손가락 구부릴 때 통증, 방아쇠수지 의심하세요

■□ 방아쇠수지

1. 정의
방아쇠수지(Trigger finger)는 손가락 힘줄에 생긴 종창으로 인해 손가락을 움직일 때 힘줄이 마찰을 받아 딱 소리가 나면서 통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마치 총의 방아쇠를 당길 때처럼 어느 순간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방아쇠수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방아쇠수지는 손가락 굽힘 힘줄(수지 굴곡 건)에 결절이 있거나 방추상의 종창이 있을 경우 그 부분이 통증과 함께 붓는 증상이 나타나는 협착성건초염(狹窄性腱鞘炎, stenotische Tendovaginitis)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질환은 손바닥 뼈머리 부분 전방에 결절이 두터워져서 그 밑으로 힘줄이 통과하기 어려워 마찰을 받으면서 통과하기 때문에 ‘딱’하는 탄발음(Snapping sound or Crepitus, 퉁김 소리)이 나고 이 때문에 ‘탄발지(彈發指)’라고도 한다.

2. 증상

급성기일 경우 손바닥뼈 힘줄로 인한 심한 마찰이 일어난 부위에 염증성 변화가 나타나지만 만성기일 때는 염증이 거의 없고 건(힘줄)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난다. 손가락을 굽힌 상태에서 건이 손바닥뼈의 말단 부위에서 걸리는 느낌이 있다가 손가락을 펼 때 잠겨있던 건이 방출되면서 탄발음과 함께 통증을 느끼게 된다.

3. 원인

방아쇠수지와 같이 관절 질환 그리고 근육 및 골격에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을 한의학에서는 비병(痺病)이라는 범주로 분류한다. 비병은 병의 원인인 사기(邪氣)가 경락(經絡)으로 침입하거나 관절(關節)에 머물면서 인체 내에서 이루어지는 순환을 저해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4. 한의학적 분류
한의학의 진단법인 변증(辨證)에 따라 근골격계 질환은 허(虛)와 실(實)로 구분한다. 실증(實證)은 통증이 심한 급성기의 질환으로서 행비(行痺), 통비(痛痺), 착비(着痺), 열비(熱痺), 어혈비(瘀血痺) 등이 이에 속한다. 이에 비해 허증(虛證)은 만성기의 질환으로서 기혈허비(氣血虛痺), 양허비(陽虛痺), 음허비(陰虛痺) 등이 있다.

① 열비(熱痺) : 급성의 염증성 반응을 동반한 경우이다. 관절에 열이 나고 붓고 통증이 있고 구부리고 펴는 것이 원활하지 않으며 때로는 붉은 반점과 결절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② 착비(着痺) : 통증은 심하지 않으나 부위가 일정하고 전체적으로 손이 무거운 느낌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③ 통비(痛痺) :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④ 어혈비(瘀血痺) : 어혈에 의해 순환이 적체되고 특히 야간에 통증이 심해진다.

⑤ 기혈허비(氣血虛痺), 양허비(陽虛痺), 음허비(陰虛痺) : 주로 병이 만성화되어 낫지 않고, 사기가 깊이 들어가서 기혈(氣血)이 손상되고 간신(肝腎)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어 근골(筋骨)에 영양이 공급되지 못할 때 나타나는 것이다. 방아쇠수지 가운데 만성의 퇴행성 변화가 동반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5. 치료
방아쇠수지는 비증이므로 병리적으로 기와 혈의 순환이 원활치 못해서 나타나는 것이다. 때문에 다른 여러 비증과 마찬가지로 선통(宣通), 즉 기혈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줘야 한다.

양계혈
위치 : 엄지손가락을 젖혀 세웠을 때 손목 쪽으로 내려와 움푹 파인 곳

지압법 : 반대쪽 손 엄지와 검지로 가볍게 쥐고 1회 5~6번 증상이 심화되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눌러준다. 1일 3~4회 반복한다.

■□ 방아쇠수지증후군 예방법
①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 작업, 스마트폰 사용 시 휴식 시간을 갖는다.
② 손가락을 많이 사용한 날은 손목을 따뜻한 물에 담그고 10분 정도 마사지한다.
③ 손목과 손가락의 피로를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자주한다.

하는 것이 공통된 치료법이다.

■□ 방아쇠수지증후군 한방 치료법
세부적으로는 각각의 특징적 증상에 따라 급성, 만성, 실증, 허증 등을 구분하여 치료한다.

봉약침 : 봉약침 요법은 꿀벌에게 전기 자극을 가하여 벌의 독을 추출한 후 정제 과정을 거쳐 만든 약액(봉약)을 환자의 체질이나 질병에 따라 침을 치료점인 경혈에 주입하여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이다.

봉독(蜂毒) 속에는 멜리틴(mellitin), 아파민(apamine), 포스폴리페이스(phospholipase) 등 40여 종의 생화학적인 약성이 있어 다음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신경학적 이상이 없는 연부조직(軟部組織) 손상에는 봉약침 치료가 효과적이며 결절이 있는 염증성 건초 병변인 방아쇠수지에 봉약침이 유효하다고 하는 연구 결과가 있다.

- 강력한 항염증 작용을 하여 관절 주변의 염증 세포를 제거한다.
- 면역체계에 영향을 주어 면역기능을 조절한다.
- 신경계의 흥분 작용을 통하여 신경장애를 개선한다.
- 혈관의 수축과 확장에 작용하여 혈액순환을 개선한다.
- 뇌하수체와 부신피질계를 자극하여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의 생합성을 억제하여 동통을 억제한다.

화침(火鍼) 요법 : 화침은 대침 등을 가열하여 신체의 일정한 부위에 신속히 자입했다가 발침하는 것으로 각종 질병의 치료에 이용된다.

방아쇠수지의 경우 손상된 건과 인대에 화침을 자입하여 침 자극과 열 자극을 동시에 가함으로써 동통을 약화하거나 더 나아가서 인대와 건의 구조를 단단하게 한다. 가열식 화침 요법이 방아쇠수지에 유효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자하거(紫河車) 약침 요법 : 자하거(紫河車. Hominis placenta)는 성질이 따뜻하며 독이 없으며 폐, 간, 신에 기운을 돋우고 혈액을 자양하며 정을 보하는 효능이 있다. 자하거 약침은 관절염으로 인한 조직 손상을 완화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자하거 약침 요법은 방아쇠수지의 치료에도 유의한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